무지개 조명과 화려한 색상이 끌리지 않는다면 게이밍 키보드는 게이머만 사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게이밍 키보드의 독특한 미학의 이면에는 많은 유용한 기능이 있다. 이를테면 게이밍 키보드는 윈도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명령과 프로그램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키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매크로 키 전용 열이 있는 인체공학 기계식 키보드 ‘키크론 Q11(Keychron Q11)’을 리뷰하면서 이 기능을 다시 발견했다. PC에서 게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매크로 키에 무언가를 할당하면서 일상적인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 키크론 Q11 QMK 리뷰 | 절반으로 잘라 쓰는 ‘인체공학 기계식’ 키보드
매크로 키를 사용하면 하나의 키에 명령이나 앱을 지정할 수 있다. 키보드 단축키도 빠르지만 매크로 키는 훨씬 더 빠르다. 하나의 키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다음은 매크로 키를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예다.
• 줌, 팀즈, 구글 미트 통화에서 즉시 음소거 및 음소거 해제
• 자주 사용하는 텍스트 또는 기호 삽입(예: 이메일 서명, 줄표(—), 이모티콘 등)
•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 열기(예: 계산기, 포토샵 등)
• 여러 명령어 묶기

더 비싼 모델(예: 키크론 Q11)을 사용하면 전체 키보드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지만, 호화롭게 갈 필요는 없다. 전용 매크로 키 세트가 있는 키보드를 찾기만 하면 되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유선 키보드는 30달러 정도로 저렴하다. 더 멋진 무선 모델은 100달러 미만으로 살 수 있는데, 숫자 키보드가 없는 리드래곤 K596(Redragon K596)과 풀사이즈 로지텍 G613은 모두 75달러 미만으로 판매되고 있다. RGB 조명을 끄거나 더 은은한 색상으로 변경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저가형 키보드는 키캡 색상이 화려하지 않기 때문에 보통의 평범한 검은색 키보드로 쓸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저렴한 모델을 구매하면 키보드의 스위치 종류 선택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대의 키보드는 대부분 납땜 방식으로 제작되며, 적축 스위치가 제공된다. 게임에는 괜찮지만, 몇몇 키보드 사용자는 민감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키보드를 찾느라 고군분투할 수 있다(예를 들어 멤브레인 스위치에 익숙하다면 커세어 k55(Corsair K55) 버전이 더 친숙하고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스위치를 교체할 수 있는 핫스왑 방식의 키보드를 선택하면 스위치 선택의 폭이 넓어지지만 비싸질 수 있다.
물론 지금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가 마음에 든다면 굳이 게이밍 키보드로 바꿀 필요는 없다. 엘가토 스트림 덱(Elgato Stream Deck) 같은 매크로 덱을 사면된다. 하지만 스트림 덱은 매크로 키가 있는 가장 저렴한 게이밍 키보드보다 최소 3배 이상 비싸다. 또 매크로 키가 몇 개만 필요하다면 (스트림 덱은) 과할 수 있으며, 책상 공간을 차지한다. 터치 포털(Touch Portal)의 소프트웨어로 나만의 가상 매크로 덱을 만드는 대안이 있지만, 해당 앱이 열려 있는 휴대폰이나 태블릿이 근처에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맨 아래의 매크로 키(가장 가까워서 화상회의 중에 갑자기 전화가 왔을 때 빠르게 손가락을 가져갈 수 있는 위치)에 줌 음소거/음소거 해제를 위한 키보드 단축키를 할당했다(스페이스 바를 누르고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또 줄표와 계산기 앱도 할당해 뒀다. 이 밖에 키보드에 종료 키가 있었다면 남은 2개의 매크로 키를 밥상을 엎고 어깨를 으쓱하는 이모티콘에 사용했을 것이다.
그다지 혁신적이거나 흥미롭지는 않지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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